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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5
*아이돌AU
[이번 3월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인 ‘너를 찾고 있어’라는 영화에 주연을 맡은 배우들 중에서 한창 뜨고 있는 신인 아이돌 ‘게이지’가 신인 배우로 새롭게 재탄생했다고 합니다! 특별히 이번 게스트로 모셔봤는데요. 주명 씨와 차호원 씨입니다~!]
커다란 촬영장 안에 마련된 두 자리의 좌석엔 호원과 주명이 앉아 있었다. 그들을 인터뷰 하러 온 기자와 촬영진들 사이엔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들이 두 사람을 비췄다. 모든 사람들이 단 두 사람을 위해 마련된 장소.
신인 아이돌로 막 뛰어든 지금, 무대에서 막노동을 해야 할 시기에 운이 좋게 배우로도 뛰어들 수 있었다. 그것도 주연으로! 자연스럽게 인지도는 물 흐르듯 흘러 들어왔고 덕분에 인기 연예인들만 초청한다던 인터뷰 프로그램에도 호원과 주명이 초대되었다.
호원은 감격했다. 이래야 연예인이 된 맛을 느끼지! 줄줄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면 주명이 옆에서 혀를 끌끌 찼지만, 아무렴 어때. 좋아하던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게 된 건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호원은 미리 인터뷰에 건네질 질문들을 미리 뽑아다 정리하고, 밤이 샐 동안 내내 연습하고 또 연습. 실수하면 어쩌나 싶은 마음에 인터뷰가 시작할 때까지 두근대는 가슴을 조절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드디어 방송 시작. 기자는 간단하게 대사를 훑어보다가 활짝 웃으며 호원에게 마이크를 내밀었다. 좋아, 영화 질문지에 관해서라면 간단하게....!
“2인 아이돌인 팀 게이지는 유난히 스캔들로 유명한데요. 호원 씨와 주명 씨가 교제하고 있다는 루머 아닌 진실 이야기! 사실인가요?”
‘아니, 영화 관련은~!?!?!?’
그래! 솔직히 안 할 수가 없겠지요~! 딩, 울리는 머리가 흔들렸다. 속으론 울음을 삼키며 간신히 웃는 얼굴을 유지했다. 아이돌로 데뷔하고 조금 인지도가 올라가게 되면 유명 프로그램만큼은 아니어도 다른 여러 곳에 초청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붙는 질문. [주명군과 사귀는 사인가요?] [스캔들 상대가 대부분 주명씨던데 이정도면 빼박이죠?] [정식으로 교제하는 상대가 같은 팀으로 일하고 있는 주명] [연인이 주명] [주명군이...]
‘그것도 전~부 모든 인터뷰에! 그것도 매번 첫 질문!’
환장하겠네! 몇 번이나 아니라고 대답했으면 기사도 제대로 쓰고 사람을 조사할 거면 옛날 기사들도 제대로 알아봐달란 말이야! 이거 고의지. 절대 고의지. 뭣보다 항상 이런 질문은 나한테만 먼저 해!
같은 그룹이라서 그런지 엮이는 일이 많은 건가? 하지만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이것도 주명 저것도 주명 요것도 주명 다 주명! ! ! ! 완벽한 징크스에 걸린 게 틀림이 없어.
‘..그것뿐만이 아냐. 제일 곤란한 건 대답이지...!’
매번 똑같이 들어오는 첫 질문. 그리고 한결같은 대답의 [아니요]에서 호원은 옆에 있는 파트너에게 귀신같은 눈초리를 받아야만 했다. 주명에게!
‘넌 항상 덧붙이는 대답이 문제야.’ 겨우 분을 삭힌 주명이 인터뷰가 끝나면 머리를 쥐어박으며 소리를 높였다. 머릿속이 울리는 후두부를 손으로 감싸며 호원은 눈물을 글썽였다.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데? 사귀지도 않는 상대인 아이돌 그룹 파트너에게 그럼 ‘네, 저희는 교제하는 사입니다!’라고 말할 순 없잖아!
[에이~! 사귈 리가 없잖아요. 아하하, 누가 그런 루머를 퍼뜨렸는지 궁금할 정도네요. 얘는 저 싫어하는 걸요!] > 맞는다.
[사, 사귀지 않아요! 전혀-! 절대 아녜요! 사귈 리가 없잖아요! 이런 녀석이랑! 누- 누가..!] > 맞는다.
[사귀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캔들이라니... 당치도 않은 소리네요. 된다면 다른 분이랑 나도 이상하지 않을 텐..] > 맞는다.
[오해입니다. 누구랑 교제라니 그럴 생각은 요만큼도 없고, 저희 둘도 서로와 함께 교제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 맞는다.
[절!!!!!!!!대!!!!아냐!!!!!!!!!!!!!!!!] > 두 번 맞는다.
‘그런데, 이번 인터뷰도 끝나면 분명히 맞겠지....’ 하하, 멋쩍게 웃으며 이 상황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에 대해 빠른 속도로 머릿속을 굴리고 굴렸다.
‘사실, 별로 싫은 건 아니지만....’
솔직하게 말한다. 스캔들에 주명과 함께 언급된다는 건 그리 나쁜 기분은 들지 않는다. 같은 파트너이자 남자 사이끼리 이런 기분이 든다는 건 기묘한 일이다. 혼란도 오고, 믿을 수도 없었고... 하지만 어쩌랴, 이상하리 마음이 가는 걸 멈출 수가 없는데.
그치만 본마음 끌리는 대로 그 스캔들이 사실이라고, 아니 사실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이 연예계 판이 어떻게 될지 멍청한 호원도 잘 알고 있다. 일반인도 매몰차게 당할 게 뻔한 이 시대에,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이 상대 파트너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상대 또한 어떻게 될까. 주명을 위해서라도 입을 다무는 게 나았다.
이런 마음은 꼭꼭 눌러두고. 호원이 천천히 주먹을 그러쥐었다. 그렇게 매 인터뷰마다 어설프게, 조금은 진지하게, 화도 내보고, 가지각색의 여러 방법을 쓰면서 아니라고 부정해왔는데.
전 부 맞 고 혼 났 어 !
이렇게까지 되면 부정하면 맞는다. 라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정도면 좋아하는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부정하기 보다는 살고 싶어서 여러 방법을 써서 부정하게 된다...
이번 인터뷰에는 나오지 않길 바랐것만, 징크스마냥 나오게 되네. 기자는 눈에 불을 밝히며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따갑다. 주명임을 알고 있다. 어떻게 대답할지 기다리는 거겠지, 이제껏 호원이 대답한 것들은 모두 오답으로 쥐어 박혔으니 말이다.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다.’ 카메라는 이미 정면으로 호원과 주명을 찍고 있었다. 아주 잠깐 생각에 잠겼던 호원은 큼큼,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선 번쩍 눈을 떴다.
“그... 건 말이죠!”
냉큼 옆에 있던 주명의 손을 텁, 잡으며 호원이 눈을 반짝였다. ㅊ..차호원? 주명의 얼굴에 당혹감이 물들었다. 냉큼 잡은 손을 올리며 호원이 입을 열었다.
부정도 안 돼, 그렇다고 수긍도 하면 안 돼. 그럼 나오는 답은 하나.
“노-코멘트. 입니다!”
“....”
“....”
“에헤헤.”
나 잘했지? 혼자서 멍청하게 웃는 동안 내내 촬영장 내부에서 싸늘한 정적이 울렸다.
* * *
“그딴식으로 대답하면 빼박 스캔들 인정이잖아 멍청아!”
“아파!!!!”
이것도 정답 아냐?! 나보고 뭐 어쩌라고-!
인터뷰가 공개된 날, 새벽까지 내내 실시간 검색어 키워드에 두 남자의 이름이 종일 검색돼 올라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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