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원/학원물 2017. 5. 17. 22:39

엉엉 ㅠㅠ

2017.02.05





https://twitter.com/lalulala0824/status/827864837971550208 앤오님 로그



 어렸을 때부터 불운을 타고난 데엔 익숙했다.
 익숙했는데...


 -차호원? 조, 좀 그러지 않냐.. 멍청해 보이고...
 -이상하게 잘 얻어맞잖아. 걔 그, 그거 아냐? 불량배.....
 -걔.... 그.. 좀 찌질해 보이더라...


 이건 안 익숙하다고! 쾅! 낡아빠진 벽에다 주먹을 내리치며 호원이 울부짖었다. 손이 얼얼하지만 마음이 더 아프다... 눈물이 뺨을 타고 줄줄 흘렀다.


 “-찌질한 건 뭔데 찌질한 건!”
 “왜, 너 찌질한 거 맞잖아.”


 아까부터 뭐가 그리 좋은 건지 주명은 입 꼬리를 오르락 말락하며 웃음을 참고 있었다. 너 너무 좋아한다...? 그 반응이 더 서럽다. 이 남자는 완전히 호원의 반응을 즐기고 있었다... 옷소매로 벅벅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호원이 훌쩍댔다.


 “나 진짜 미움 받고 다니는 거 아냐..? 우우, 불량배라니 근 18년 인생 동안 싸움이라곤 주명 머리 뜯은 것밖에 없는데...”
 “그게 불량배지. 피어싱 박아 넣은 꼬라지 봐라.”
 “바보야! 멋있잖아! 선배들도 멋있다고 했는데!”


 그리고 피어싱은 남자의 로망! 오른쪽 귀를 내밀었다. 당당하게 박혀있는 은빛 피어싱이 두 개. 일학년 겨울방학 때 마음먹고 박아 넣은 것이다. 근 한 달 정도는 고통에 종일 움찔댔지만 후회는 안 한다. 왜냐! 멋있으니까! 학교에선 벌점 때문에 많이 끼고 다니진 못해도 동아리 시간이나 하교 시간엔 꼬박꼬박 귓불 구멍이 막히기 전에 끼워둔다. 멋있지 않은가! 호원만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같은 동아리 부원들도 휘파람을 불며 호원을 띄워졌다. 그랬는데- 나오는 이야기는 찌질이에, 불량배에 멍청이....


 우울해. 호원이 양 손을 얼굴로 덮으며 훌쩍댔다.


 “...그냥 눈 딱 감고 두 개 더 박을..”
 “하기만 해봐라.”
 “...주명, 정말로 애들이 날 싫어하는 거면 어쩌지?”


 나는 아이들한테 겁을 준 게 하나도 없는데....
 공부는 잘 못하긴 했지만 요즘은 조금씩 하고 있고, 낯을 가리기는 해도 최대한 인사 정도는 해보려고도 하고 있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해. 주명네 동아리 사람들이랑도 겨우 말도 텄는데 속으로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떡해?
 미움 받는 건 싫다. 그렇지 않아도 눈치만 보는 소심한 호원의 성격에 저 이야기를 듣는다면 가슴에 비수를 꽂을 수밖에 없는 일. 호원이 눈물을 글썽이며 주명을 응시하며 고개를 올렸다.


 “그러면 정말 난 어떡...읍”
 “시끄럽고 이거나 먹어라.”

 초코소라빵이다. 남은 입안에 가득 베어든 초코크림 맛에 호원이 번쩍 눈을 떴다. 밀어 넣은 대로 우물우물 빵조각을 물었다. ...맛있어. 가만히 집어넣어진 빵을 입안 가득 물며 먹는 사이 주명이 콧방귀를 뀌며 턱을 괴었다. 조용히 호원을 지켜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네가 그런 거 걱정 할 필요 없거든. 부스럭 소리를 내며 주명이 다른 빵을 집고선 봉지를 뜯었다.

 “까짓것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도 뭐 어때? 넌 네 사람들만 챙기면 되는 거야. 그... 한가람이랑도 친한 거 같던데. 선도부 걔. 걔가 너 싫다고 말했어?”

 아닙니다. 호원이 빵을 문 탓에 대답을 말하는 것 대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거 봐. 주명이 옅은 미소를 띄우며 이어 말했다.

 “남이 뭐라 말하든 넌 신경 안 써도 돼. 아무도. 그리고... 나, 난 널 싫어하지 않으니 그거면 된 거잖아.”
 “.....”
 “신경 쓰지 마. 알았어?”

 두근두근. 그 한 마디가 뭐라고 가슴이 뛰어대는 건지. 가늘게 눈을 뜬 호원이 푹 고개를 숙이며 입안의 빵을 우물댔다. 본인은 별 생각 없이 우울해하는 호원을 위로 차 건네준 말일 테지만 그 말 한 마디가 사람의 가슴을 얼마나 후려치는 건진 알기나 하는 걸까..... 끄응, 작게 앓은 소리를 낸 호원이 겨우겨우 빵조각을 목구멍에 넘겨 삼켰다.
 ‘표정 관리 표정 관리....’ 입술을 비죽 대며 호원이 속으로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좋아,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리며 호원이 다시 주명에게 시선을 올렸다.

 “저- 주명... 고마..”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뭐 근데 저 사람들이 네 본 모습을 잘 알긴 하나보다 야. 찌질이랑 멍청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튀어 나온 주명의 말에 호원이 눈웃음을 지으면서도 눈썹을 꿈틀댔다. 뭐라고요 이 자식아? 꽤나 이 상황이 만족스러웠던 건지 주명이 웃음을 터트리기 일보직전이었다. 아- 그런데 말이야. 주명이 낄낄 웃으며 자신의 턱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야- 근데 그건 좀 아쉽다. 아무도 울보라고 너 안 놀리디?”
 “..그건- 그건 네가...”

 네가 놀리는 거잖아!!!!! 빽 소리를 질러댄 호원이 눈에 불을 밝히며 주명에게 달려들었다. 진짜 왜 아까부터 좋아하는 건데?!?!?! 너 나 싫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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